이런 저런 잡다한 일들로 머리속이 너무 복잡하여, 일단 타이레놀 한알 집어 먹고, 예전부터 함 써보고 싶었던 글을 써 봅니다.


스냅사진을 많이 찍다보면, 그때그때 환경에 맞게 카메라 세팅을 맞추는게 어려워서 혹은 잘 모르거나 실수로 맘에 안드는 사진이 찍히는 경우가 파다합니다. 뭐, 손떨림으로 인해 사진에 초점이 나갔다면야 복구불능이겠으나, 초점은 잘 맞은 듯 한데 뭔가 좀 이상하다 싶은 사진들은 쉽게 지우지도 못하고, 그런다고 해서 세상에 나오지도 못하는 계륵이 되버리곤 하죠.

그럴때 스스르 떠오르는 단어가 후보정입니다. 

사진을 찍는 과정을 좁게 보면 찍고 찾고... 이겠지만 넓은 의미로 보면 후보정 까지도 사진찍기의 한 과정이라고 볼수 있습니다. 이때 후보정의 경우도, 실수를 보정해 주는 수준이 있겠고 더 나아가 진정한 뽀샵질(?)로 가는 후보정도 있을 수 있습니다.

후자처럼 의도적인 후보정에 대해선 찬성과 반대가 팽팽한 대립을 이루는 건 사실입니다만, 사진사가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찍힌 사진을 약간 손봐서 맘에 드는 사진으로 바꿀수 있다면 그정도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해 줄수 있는 수준이라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처럼 스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는 아주 질 좋은 사진도 물론 좋지만, 당시의 추억을 세기고 싶은 욕구가 더 강하기 때문이죠. 잘 나온 사진은 아니지만 당시의 느낌을 전달해주기에 충분하다면 만족하니까요. ^^

여튼 그래서, 제가 주로 하는 초 울트라 간단 보정 두개만 이야기 하려 합니다. 바로, 노출화이트밸런스 보정입니다. 


노출 보정

노출은 간단히 말해 이미지센서가 받아 들이는 빛의 양입니다. 흔히, 카메라는 항상 일정한 양의 빛을 받아들이길 원합니다.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셔터스피드를 늘인다거나, 조리개를 개방한다거나, ISO를 높이는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원하는 양의 빛으로 만들어 줍니다. 

사진사가 의도했거나 혹은 카메라가 측정을 잘못했거나 혹은 사진사의 실수 등으로 인해 노출이 맞지 않는 사진이 찍힐 확률은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그런 사진을 컴퓨터로 확인해 보면 대체로 너무 어둡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럴 경우, 사진 편집툴을 이용해서 노출을 높여주는 아주 간단한 조작만으로 훨씬 보기 좋은 사진을 남길 수가 있게 됩니다. 

위 사진은 손이 흔들리지 않을 정도까지 노출시간을 확보하여 찍었습니다만, 너무 어두운 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노출을 1/3 step 정도 높여주었더니 아래와 같이 바뀌었습니다.

이 사진의 절대적인 질을 떠나서, 위 사진보다는 아래사진이 훨씬 보기가 좋은건 분명하죠. 이렇듯, 노출 맞춰주는 작업이 후보정의 가장 기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또 이런 경우도 있지요, 플래쉬를 터뜨려서 사진을 찍었는데 찍고 보니가 넘 하얗게 나와서 영 이상해 보이는 경우입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가리라 생각됩니다. 또 이사진의 경우는 호어멈이 교묘하게 잘려서 같이 찍혀버렸네요. 뭐 유능한 사진사라면 번개와 같은 속도로 모든 세팅을 맞추겠지만, 전 그러질 못해서... 이런경우 과감하게 크롭을 시도합니다. 

빛이 너무 강해서 얼굴 가운데 부분이 하얗게 떠버렸죠. 이럴때는 첫번째 경우와는 반대로 노출을 줄여줍니다. 이 경우는 2/3 step 정도 낮춘걸로 기억납니다. 그리고, 주변부를 과감하게 잘라내어서 아래와 같은 사진을 얻었습니다. 

덕분에 하얗게 떠버린 피부의 색이 조금은 살아나게 되었네요. 

이 즈음에서 강조하고 싶은 건, 사실 사진을 찍을때 노출만 잘 맞춰도 좋은 사진을 건질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SLR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디카에는 적정노출을 조정하는 기능이 있습니다. 의도적으로 노출언더나 오버를 노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주변이 어둡다면 노출을 낮추어주고, 반대로 밝은 경우는 노출을 높여주면 됩니다. 

여기서 주변이라 함은 노출센서가 인식하는 공간을 의미합니다. 밝은 대낮이라도 까만 칠판을 가득 찍는 경우라면 어두운 경우가 되는 것이고, 해가 지는 저녁에 노을을 찍는 경우라면 실제로는 밝은 경우에 해당 되는 것이지요.


화이트밸런스 보정

화이트밸런스는 말 그대로 흰색을 희게 보이는 것을 말합니다. 사람 눈과 마찬가지고 이미지 센서 역시 피사체 주변의 빛온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보입니다. 가로등 아래에서 흰옷을 입고 있어도 흰색으로 보이지 않는 것처럼요...

사람이 볼때야 문제가 없지만, 사진으로 기록을 할때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경우에 따라선 백열등 밑에서 찍었더라도 진짜 흰색을 희게 표현하고 싶을 때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경우는 카메라에게 현재 어떤 빛을 이용하는 지를 알려주면 카메라는 그 정보를 바탕으로 색을 조절하게 됩니다. 

역시 문제는 충분히 생각을 못하고 사진을 찍은 경우인데요. 아래의 경우는 뒤 장식에서 나오는 빛이 진정한 오렌지 색이었은데 그걸 감안하지 못하고 찍은 사진입니다. 얼굴 색이 영 이상해져 버렸죠. 간혹 빛의 종류에 따라 더 은은해지는 수도 있긴 한데 이 경우는 아니었나 봅니다. OTL...

그래서, 똑똑한 도구의 도움을 받아서 화이트밸런스 보정을 해 주었습니다.

뒤 배경의 까마귀 눈의 하얀색을 기준으로 화이트밸런스를 맞췄습니다. 지금보니 약간 차갑게 된 감이 없잖아 있긴 한데, 촬영 당시에 정확한 화밸을 맞추고 찍지 못한 탓에, 적당한 수준에서 만족을 했습니다. 그 결과 아래와 같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흔한 말로 뽀샵질 잘하는 분들이 볼때는 미흡해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뭐, 이정도면 만족합니다. 어쨌든, 이마져도 몰랐더라면, 그냥 지웠을 사진들인데 쪼끔 손봐서 세상에 나설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


무리한 보정으로 보기에 거북한 상태가 되버렸다면, 그건 분명 독입니다. 하지만, 보기 어색한 사진을 만져서 좀더 어색한 수준으로 만들었다면 그건 괜찮은 약으로 볼수 있겠지요. 그냥, 뭐 후보정을 하는 것이 마치 중대한 범죄나 되는 것처럼 치부하는 분들도 계시긴 합니다만, 사실 카메라에서 제공하는 "선명하게"니 "부드럽게"니 하는 것들도 엄밀히 따지면 후보정입니다. 다만, 촬영데이터를 저장하는 과정에서 적용되었기에 느끼지 못할 뿐인거죠. 후후~~

좋은 사진을 남기고 싶다는 목적 하에서 후보정이라는 칼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심한 거부감을 갖지는 말자라는게 제 결론입니다. ^^


한가지만 더 강조하자면, 일단 흔들린 사진은 아무리 보정해도 되살리기 힘듭니다. 피사체가 움직이는 거라면 얘기가 다르긴 하지만 손이 떠는 거라면 큰 문제인거죠. 부단한 연습으로 일단 손떨림을 없애는 것이 좋은 사진을 첫걸음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 포스팅을 마무리 합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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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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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후보정

    Tracked from memory leak detector 2008/09/24 17:33  삭제

    김주원 : 컬러 사진과 흑백 사진 '같은 스케치에 다른 색을 칠하는' 기분이네. 그림 그리다 보면 그러고 싶을 때가 많은데 말이야. 후보정이 나쁘다는 말도 많지만, 이 정도의 후보정이면 새로운 창조라고 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네. 다양한 느낌을 실험하고 느껴볼 수 있다는 건 좋은 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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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andiy.tistory.com BlogIcon [K]단디 2008/09/20 20:3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 결과물의 부족한 면을 보충하는 차원에서의 후보정은 모를까
    아예 새로운 그림을 그리는수준의 후보정은 저는 거부감이 들더군요
    사진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느낌입니다.

    • Favicon of http://www.crazybar.net BlogIcon 호아범 2008/09/21 16: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저도 님과 같은 맥락에서 쓴 글인데, 전달이 잘 안되었나요? ^^
      주변에 부족한 면을 보충하는 차원에서의 보정조차 싫어하거나 혹은 귀찮아 하면 안된다.. 뭐 그런 요지였습니다.
      특히, 사진이 잘 안찍혀 지는 걸 모두 기계탓으로만 돌리는 분들이 많은거 같아서요..
      최소한의 보정은 사진찍는 과정의 일부이다 뭐 그런 뜻으로 쓴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