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전에 호어멈과 통화를 하다 나눈 얘기입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대부분의 아이가 아침에 아빠엄마와 헤어지는 걸 싫어합니다. 뭐 당연한 얘기겠지요. 호야의 경우는 주중에 엄마와 둘이서 생활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아이 성격상 애착이 강한편이어서 불과 두어달 전까지만해도 아침마다 전쟁을 치뤄야 했습니다. 아침마다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아야 했기 때문에 거의 매일을 눈물의 이별을 했답니다. 그나마 아내 회사가 자율출근제로 바뀌면서 매일 아침 어린이집 통합보육실 문앞에서 호야와 호어멈 둘이서 쪼그리고 앉아 몇십분씩 시간을 보내곤 하였지요. 그러고 있으면 호야가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적당한 때에 순순히 헤어짐을 허락했답니다. 

이때만 해도 아이가 아침에 손흔들며 빠이빠이하는 날이 되면 근심이 사라질 줄 알았습니다. 

왠걸요.

한두달 전부터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 호야가 별 반항없이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주차장에 도착한 이후부터 교실까지는 꼭 안아달라고 하긴 합니다만 진짜 뭔가 바뀐거지요. 곰곰히 생각해보면, 결국 아이가 이제는 포기해야 한다는 걸 깨달은 것 같아요. 아마도 그래서 주차장에 도착함과 동시에 안아달라고 투정을 부리는 것 같습니다. 일종의 보상심리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고 나선, 보육실 문 앞에 도착하면 아주 쿨하게 "이제 엄마 가"라고 하고는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고 합니다. 

또 언젠가 호야 외할아버지께서 호야는 이제 어린이가 되었으니 어린이집에 잘 가야한다고 말씀을 하셨나 봅니다. 오늘 저녁에 문득 그 말이 생각이 났는지, 갑자기 "호야는 어린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어린이집에 안갈래요"... 라고 했다고 하네요. 이런 걸 보면 분명 어린이집 가는 일이 유쾌하지는 않는 것 만은 분명합니다.

물론, 낮시간 동안에는 다른 아이들 못지않게 활발하게 잘 생활합니다. 가기 싫어하는 것과 가서 잘 있는 거는 다른 문제니까요. 

어쨌든, 그러고 보니 참 아이가 안됐다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짠~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생활이 각박하지만 않아도 그냥 아이가 하고 싶은데로 다 해주고 싶지만 그게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더더욱 슬퍼지네요. 

요즘 아이들.. 어쩌면 상당수가 애정결핍을 겪고 있을지 모른다는 걱정이 드는군요. 

아이가 이겨내야 할 몫이다... 끼고만 있으면 사회성이 떨어져서 안된다... 강하게 키워야 한다... 등등 현실을 받아들여야 할 수만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빠로서 느끼는 감정까지 숨길필요는 없겠기에 몇자 적어봤습니다. 

아이가 잘 이겨낼 수 있도록 많이 보듬어 주어야 겠습니다.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우리 아이 성장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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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호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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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daddys.egloos.com BlogIcon 결이아빠 2009/09/30 10:07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본 내용입니다.
    피치못할 사정이 없다면
    어린이집은 4살(외국인 저자가 썼으니 만 나이겠죠)이후에 보내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만 4세가 지나야 완전하게 타인과의 생활을 이해하기 때문이라는데요,
    그래도 사정은 누구나 있기 마련인지라.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한다면
    부모 입장이 아니라 아이 입장에서 좋은 선생님이 있는 곳으로 보내야한다는 글을 본 것 같습니다.

    모쪼록 호야가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www.crazybar.net BlogIcon 호아범 2009/10/01 14:52  댓글주소  수정/삭제

      그러게요.. 만4세 정도면 우리나라 나이로 5~6세정도가 될테니 일단 말귀가 통할테고, 정서적으로도 좀 더 안정이 될테니 일리가 있는 말인것 같습니다.
      문제는 워낙에 각박한 세상이라 대부분의 가정에 "피치못할 사정"이 존재해서 기관을 보내거나 조부모의 손에 길러지는 아이가 많다는 거겠죠...
      그져 현상황에서 가장 아이를 위하는 길을 찾는 것 최선책이라 생각이 드네요..

  2. 호어멈 2009/09/30 10:0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정말이지.. 요즘 잘 떨어지는걸 보는게 더 안쓰러워. 세상 태어난지 1년 반 됐을때부터 기관이라는 곳을 다니고... 이제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는게. ㅠㅠ